Free Backpacker의 여행 이야기/우리땅과의 만남

가을 속에 머물렀던 날... #3 - 우포늪 쪽배

Free backpacker 2011. 11. 9. 23:36



인터넷에 우포늪을 치면 정말 멋진 사진들이 등장한다.
물 안개가 피어오르는 늪에 조그마한 쪽배가 떠 있는 환상적인 사진...
우포늪에 가면서 그 멋진 사진을 나도 찍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

주매제방을 향해 가는 길에 아주 우연히 저 쪽배를 발견했다
바로 차에서 내려 주변을 보니 사진에 나왔던 곳이 맞는 것 같다.
오른쪽 아래 쪽배 옆 파란 바가지...
사진에서 배에 탄 사람이 물을 뿌리는 그 바가지였다...

근데 어찌 분위기가 이리 다른지... ㅎㅎㅎ
이래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밤을 새기도 하고 그러나보다...


 


 

그다지 멋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실용적으로 보이지도 않는
그냥 어설픈 쪽배 하나일 뿐인데

저 쪽배 하나가 들어가니까 사진이 좀 다르게 보인다.
아무것도 아닌 쪽배 하나인데 너무도 분명하게 자기 몫을 한다.

사진을 찍으면서 아무것도 아닌 벤치 하나, 쪽배 하나가
밋밋한 사진 속에 특별한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음을 새삼 느낀다.

내가 살아가는 일상적이고 별것 아닌 작은 사건과 만남들...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이기에
그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하고 사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별것 아닌 작은 것들이 내 삶이라는 사진 속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겠지?






금방이라도 부서져 버릴 것만 같고 참 볼품 없이 생긴 저 보잘 것 없는 쪽배가
평범한 사진 속에 생명을 불어 넣어 특별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듯

특별할 것도 없고 화려하지도 않은 그렇고 그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나"가
하느님께서 보시기에는 가장 아름다운 세상의 중심일 수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