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리고 나 - 전남 산림자원 연구소
전남 나주에 있는 산림자원 연구소...
들어서는 순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저절로 탄성을 지르게 된다.
한 줄로 늘어선 메타세콰이어가 만들어내는 상상 이상의 아름다움...
싱그러운 초록의 기운과 조금은 거친듯하면서도 따뜻한 줄기의 짙은 색깔이
세상의 피로에 쩔은 나의 마음과 몸의 모든 때를 한 번에 씻어내는 것만 같다.
그냥 자연 그대로의 나무가 있을 뿐인데
인간은 그 안에서 작은 행복과 위로, 따뜻함과 평화를 느낀다...
마음의 평화와 여유, 작은 행복...
생각해 보면 마구 화가 났을 때, 나는 결코 마음의 평화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없다.
스트레스에 내몰리며 짜증이 솟구칠 때, 마음의 평화를 찾아낸다는 건 정말 힘겹기만 하다.
그런데 인간이 아무렇지도 않게 베어버리고 없애버리는
아무것도 아닌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인간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와 평화, 작은 행복과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그저 이 나무 앞에 섰을 뿐인데
이 순간 얼마나 마음이 평화롭고 여유롭고 행복하던지...
편의 시설이나 볼거리가 그리 많은 곳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쭉 뻗어있는 메타세콰이어 길이 그렇게 길지도 않았다.
그냥 들어서면 어슴푸레 길의 끝이 보이는 그런 소박한 곳이었다.
만일 뭔가 대단한 볼거리를 기대하고 찾아왔다면 실망하고 돌아가기 딱 좋은 그런 곳...
그러나 그런 욕심들을 내려놓고
조용히 마음으로 자연을 마주하며 천천히 걷다보면 마음 가득 자연과 하나될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이곳에서 엄청나게 오랜 시간을 머무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천천히 걷고 잠시 멈추어 깊은 숨도 쉬어보고 사진도 찍어가며 머무는 동안
일상의 모든 것을 다 잊고 가슴 가득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채울 수 있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것만 같다.
우리 삶도 이런 모습이면 얼마나 좋을까?
굳이 무언가를 꾸미거나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그냥 그 자리에 그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면...
서로가 만나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마음과 마음이 만나 따뜻함과 작은 행복을 나눌 수 있다면...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충분한 "쉼"을 할 수 있었던
나의 아름다운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