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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난 여행 - 백양사

Free Backpacker의 여행 이야기/우리땅과의 만남

by Free backpacker 2012. 5. 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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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하나 둘러 메고 혼자 나선 길...

간만에 느끼는 상쾌한 바람과 밝은 햇살, 그리고 가슴을 가득 채웠던 자유로움과 여유로움...

늘 보는 하늘이고, 늘 맞는 바람이건만 이렇게 다르게 느껴진다...

 

내 삶을 더 풍요롭고 아름답게 살아가기 위해 하는 일들이건만

정작 일상에 쫓기며 나를 잊었던 것 같다.

 

하지만 괜찮다...

혼자서 잠깐만 떠나도 자연은 이렇게 금방 내 안에 자유로움과 여유로움, 작은 기쁨과 감동을 되살려 주니까...

많은 것을 채우려 하면 할수록 지쳐가지만

이렇게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텅 빈 마음으로 세상을 만나면

내 힘만으로는 도저히 채울 수 없는 이렇듯 놀라운 자유로움과 행복을 만나게 되는 걸...

 

이제 좀 내려 놓고 살아봐야겠다...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것, 그게 자유니까...

 

 

 

 

 

백양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내리자마자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다.

하~ 이 때 받았던 놀라움과 가슴 벅찬 감동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떻게 주차장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한 눈에 뿅 간다는 건 바로 이런 때 쓰는 말이겠지?

차에서 내리자마자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 완전 넋을 잃고 저 풍경을 바라보았다.

햇살과 바람을 느끼며 혼자 앉아 있는 그 시간이 얼마나 풍요로웠던지...

 

정신을 차린 뒤에는 여기서 얼마나 사진을 찍어댔던지...ㅎㅎㅎ

정말 감동적이었다. 내가 만난 최고의 주차장이었다...

 

 

 

 

 

이 사진은 연못 가운데에 있는 다리에서 주차장을 보고 찍은 사진

연 초록의 가녀린 어린 잎새들과 검푸르게 보이는 물결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무런 눈치도 보지 않고 혼자 머물고 싶은 곳에서 얼마든 머무를 수 있다는 점...

혼자 다니는 것의 최대의 매력이다.

이 다리 난간에서도 꽤 오랜 시간을 걸터 앉아있었다.

내 마음을 온통 빼앗아 간, 그리고 나에게 자유와 여유를 되돌려 준 기막힌 곳이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느라 색색의 연등이 대웅전 앞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불교 신자가 아닌 일반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철제 기둥을 세우고 매달아 놓은 연등이 조금은 답답하기도 했고,

솔직히 저게 없었으면 경치가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분명 그 안에 담긴 의미가 있을 터.

부처님의 빛으로 이 세상의 어둠을 밝히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이 저 등 안에 담겨있겠지?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꼭 그리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살짝 등에 얹어본다.

 

 

 

 

차장에서 보았던 그 봉우리가 절집 지붕과 기가막히게 어루러져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고즈넉한 침묵과 뭔가 정제되어 있는 아름다움이 경건함마저 느끼게 하는 풍경...

 

이 곳에서도 넋을 잃고 한동안 이 풍경 속에 빠져 버렸었다.

스님들이 기도하시는 곳이라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 기운이 서려 있나보다...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들...

이 날 백양사에 완전 푹 빠져버렸다.

아마 다른 사람들과 왔더라면 같이 움직이면서 정말 아쉬움이 가득 남을 뻔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혼자였고, 그래서 마음 닿는 곳에서는 그냥 주저 앉아서 머무를 수 있었고,

그렇게 여유를 즐기다보니 백양사에서만 4시간을 머물러 있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ㅎㅎㅎ

암튼 정말 많이많이 행복했었고, 정말 아름다웠다...

 

 

 

 

차를 타기 위해 다시 내려온 주차장...

시간이 꽤 흘러서인지 햇살은 다소 약해졌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물 위에 비친 봉우리의 모습이 예술이었다...

 

저 모습에 반해 그만...

또 여기서 얼마나 사진을 찍어댔는지 모른다...

 

혼자였기에 더 풍요로울 수 있었던 시간들...

혼자였기에 절집을 그냥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 머무를 수 있었고,

그 머무름은 자연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마음으로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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