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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산수유마을

Free Backpacker의 여행 이야기/우리땅과의 만남

by Free backpacker 2012. 4. 1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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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그동안 정신 없이 살아온 일상을 뒤로하고

내 마음 속의 작은 부활을 찾기 위해 모처럼 카메라를 메고 길을 나섰다.

목적지로 정한 곳은 경북 의성의 산수유 마을...

산수유 축제가 열리고 있다고 해서 차구경만 하다 올 줄 알았는데

평일이어서 그런지 의외로  사람이 많지 않았다.

 

 

 

 

 

 

축제까지 할 정도라면 산수유가 흐드러지게 피어 세상을 온통 노랗게 만들어 놓을 줄 알았는데

올해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생각했던 것만큼 피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죽은 것만 같은 저 거친나뭇가지에서 피어난 노란 꽃잎은

정신 없는 일상 속에서 메말라왔던 내 마음에도

싱그러운 생명력을 불어 넣기에 충분했다. 

 

 

 

 

 

 

어찌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그저 작고 여린 꽃일 뿐인데

그 작은 꽃 송이가 내 마음을 이렇게까지 평화롭게 만들어 놓을 줄은,

틈만 나면 "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달려온 내 마음에 이런 포근함을 안겨줄 줄은

정말 알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충만한 생명의 기운이 아닐까?

그런데 자기 마음 속의 평화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인간이

이 풍요로운 자연의 생명력을 짓밟으며 콘크리트를 들이붓고 있다니...

  

 

 

 

 

 

산수유마을 지도를 보니 작은 저수지가 하나 눈에 띄었다.

그래서 차 한대가 겨우 지날 정도의 좁은 도로를 따라 그냥 무작정 올라갔는데

이런 기막힌 풍경을 만났다.

 

조그마한 저수지와 빼곡히 들어서 있는 노란 산수유 꽃

그리고 사람 없는 그곳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산새들의 작은 울림...

조용하고 평화로운 그곳의 분위기는 한걸음 한걸음 걸음을 옮기는 나의 발자국 소리마저

조심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자연이 주는 이 경외감...

잘 찍지 못하는 사진이지만 뷰파인더로 작은 꽃잎과 만나고 자연과 만나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초록생의 마늘잎과 노란 산수유가 묘한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었다.

꽃이 더 활짝 펴서 노란 빛이 마을을 덮었더라면 더 아름다웠을텐데...

물론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충만한 생명력을 지닌 저 노란 꽃잎들이

내 마음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고, 잊고 있던 여유와 작은 평화를 되찾게 해 주었다. 

내 힘으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그 소중한 느낌들을 전해주는 자연의 생명력...

이것이야 말로 가장 위대한 기적이 아닐까?

 

 

 

 

산수유 마을에서 조금 내려오다 들른 곳...

다정하게 산책을 하고 계신 두분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간만에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떠났던 소중한 "쉼"의 시간...

이 "쉼"이야말로 내 삶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소중한 생명의 "숨"임을 느낄 수 있던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이제 새봄이 왔으니 카메라 메고 떠나볼까나?

바쁜 일상에서 잠시 틈을 내서 자연 속에서 "나"라는 존재를 만나는 시간...

이 시간이 나를 "나"로서 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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