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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배의 잃어버린 꿈 - 김제 거전리

Free Backpacker의 여행 이야기/우리땅과의 만남

by Free backpacker 2011. 7. 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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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암 철도마을을 둘러본 뒤 찾은 심포항 근처의 거전리 들판
한 때 바다였던 이곳은 새만금 방조제가 들어선 뒤 들판이 되어버렸다.

군데 군데 아직도 소금기가 남아 있었고,
바닷물이 빠져나간, 억지로 만들어진 들판에는
마치도 가을 갈대밭을 연상시키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던 내 눈에 와서 박힌 것은
흉물이 되어가고 있는 이 작은 배 한척이었다.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이녀석도 한때는 누군가를 싣고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아왔겠지...

그러나 지금은...
자신이 있어야 할 바다라는 터전을 잃어버리고,
자신을 유용하게 사용했던 주인에게마저 버려진 채
저렇게 폐허가 되는 것 외에는 달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배 한 척...

저 멀리 바다를 보며 나도 저 바다로 가고 싶다고...
아직도 나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

가슴 속에는 여전히 꿈을 간직하고 있지만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왠지모를 안타까움만 느껴졌었다.

그리고 정말 궁금해졌다
바다를 이렇게 육지로 만들어야 할 만큼 우리 나라에 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일까?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을까?
정말 땅이 필요해서 갯벌을 없애고, 수많은 생명을 죽이고 환경을 망가뜨렸다면
그렇게 기를 쓰고 만들어 놓은 이 땅은 왜 이렇게 황량하게 버려져 있어야 하는 것일까?

경암마을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어진 철도를 보존하며 함께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았고,
그래서 참 많이 따뜻하고 포근했었는데
여기서는 제멋대로 횡포를 부린 인간을 만났고,
황량함과 안타까움이 마음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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