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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뜻밖의 수확 - 무주 적상산

Free Backpacker의 여행 이야기/우리땅과의 만남

by Free backpacker 2011. 8. 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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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뜻하지 않게 시간이 좀 생겼다.
그래서 가까운 무주 칠연계곡으로 사진을 찍으러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멀쩡하던 날씨가 고속도로로 접어들면서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비가 쏟아진다.
그것도 우산 없이 돌아다닐 수 없을만큼...

칠연계곡 입구에 도착을 했지만 도저히 올라갈 상황이 되지 않았다.
왜 내가 카메라만 들고 길을 나서면 이렇게 비가 오는건지 ㅜㅜ

아쉬움을 담은 채 어쩔 수 없이 차를 돌린다.
하지만 그냥 돌아가기에는 너무 아까워 그냥 국도를 따라 무작정 달린다.
그렇게 길을 가다가 "무주 머루와인 동굴"이라는 표지판을 발견하고
동굴이라도 들렀다 갈 생각에 그곳을 향한다.

동굴을 둘러본 뒤 가까운 곳에 전망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어볼 생각으로 전망대를 향했다.
그런데 길이 심상치 않다. 굽이굽이 올라가는 길이 경사가 엄청나다.
그래도 도로가 있어 차를 타고 갈 수 있음에 감사하며 올랐다.

꼭대기에 오르자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제법 높은 산들이 연결된 거대한 산맥이 발 아래 펼쳐져 있고
그 골짜기에서는 구름이 걸려 신비함까지 느끼게 만들었다.

비가 내리고 있기는 했지만 다행히도 빗줄기가 굵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들 이미 빗줄기는 관심에도 없었다.
비에 젖는줄도 모르고 마치 정신 나간 사람들처럼 그저 셔터를 눌러대기에 바빴다.








사실 적상산이라는 곳이 있는줄도 몰랐고, 전망대가 있는 것 조차 알지 못했었다.

그냥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원래 가려던 곳에 가지 못해 돌아다녔을 뿐인데
우연히 너무나도 멋진 곳을 찾게 된 것이다.

게다가 비가 오지 않았다면 저런 광경을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비가 쏟아졌기에 저런 장관을 볼 수 있었고, 저런 멋진 곳을 알게 됐으니
참으로 기가 막힌 여행을 한 것이다.

처음에 비가 쏟아질 때는 그렇게 하늘이 원망스럽기만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자 오히려 비가 온 것이 정말 큰 축복으로 느껴졌었다.

어쩌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것만 생각하면 짜증나고 힘들어질 수도 있지만
나에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또 다른 것들을 찾아내려 하면
이렇게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해 낼 수 있다는 것...

방향을 틀어 새로운 것을 찾음으로써 전혀 의도 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발견해내고,
그 안에서 마음껏 자연을 느끼고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자유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네 삶이 아름다운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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