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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발견한 아름다움 - 올레길 7코스

Free Backpacker의 여행 이야기/우리땅과의 만남

by Free backpacker 2011. 10. 2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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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정신없던 일상의 짐을 잠시 내려놓았기 때문일까?
올레길을 걸으며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가슴으로 만날 수 있었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 분명 내 주변에도 이런 꽃들은 피어 있었다.
하지만 일상에서 이토록 큰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카메라를 들고 조용히 나선 올레길...
기가막힌 햇살과 바람,
그리고 그 자연 속 이렇게 조용히 피어 있는 이 작은 생명이 드러내는 소박한 아름다움은
나의 마음을 온통 빼앗기에 충분했고, 내 가슴 속에 작은 감동으로 밀려왔다.

 


올레길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분명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자연의 아름다움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 어느 곳에나 다 있는 아름다움일 것이다.
어쩌면 올레길이 아름다울 수 있는 진짜 이유는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의 마음 때문이 아닐까?

일상을 뒤로 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제주까지 날아와 15km가 넘는 길을 걷는 여행자들...
그들에게 세상의 일은 그다지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비우고 그저 눈 앞에 펼쳐진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며 걷다 보니
미처 보지 못했던 소박한 작은 생명체들을 만나게 되고,
그 만남이 사람들 마음 안에 잊고 있던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것은 아닐까?


집 없는 달팽이?
저 녀석이 꼬물꼬물 기어 가는 모습을 한 참이나 바라보았다.
어찌나 신기하던지...


너무나도 평범한 똥개...ㅎㅎㅎ
꼬리를 치며 햇살을 받고 있는 이 강아지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고, 햇살마저 아름다워 보였다.
평소같으면 이런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걸음을 멈추고 셔터를 누르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올레길을 걸다보니
달팽이 한 마리 때문에,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꽃 한 송이 때문에 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올레길이 지니고 있는 놀라운 힘인 것 같다.
평범한 것을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볼 수 있게 해 주고,
또 그 아름다움을 마음으로 만나기 위해 나의 걸음을 멈추게 해 주는 것...


이녀석은 일상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녀석이다...
멀리서 이 녀석을 보고 "제발 날아가지 마라"를 외치며 조용히 조용히 다가갔다.
이녀석이 그 마음을 아는지 저렇게 짝다리까지 짚어가며 포즈를 취해 준다... ㅎㅎㅎ


햇살을 받아 빛나는 갈대와 선선한 바람, 그리고 반짝이는 바다...
역시 나의 걸음을 멈추게 만들고야 말았다.

 

햇빛을 받아 빛이 나는 감귤...
마음 같아서는 하나 뚝 따먹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올레길에서 만난 작은 생명들...
이들과의 만남은 무뎌진 내 마음을 깨어나게 만들었고,
마음 깊은 곳에 잔잔한 평화와 작은 행복이 샘솟게 만들었다.
아마도 이런 세상의 아름다움에 취했었기 때문에
수많은 생명을 파괴하는 강정마을을 지나며 더 큰 아픔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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