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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정상에서 만난 가을 하늘...

Free Backpacker의 여행 이야기/우리땅과의 만남

by Free backpacker 2011. 10. 28.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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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맞닿은 한라산...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부터 바다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았다.

하늘과 바람과 구름, 그리고 그 안에 머무르고 있는 나...

일상에 지쳐 답답한 마음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하던 "나"는
산을 올라오면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자연이 주는 감동과 맑은 기운으로 자유로운 "나"가 산 정상에 서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날은 하늘에 완전히 푹 빠져버린 날이었다.
이렇게밖에 담을 수 없는 실력의 한계가 그저 안타깝기만 했던 날...

돌아와 사진을 보니 웬 하늘 사진만 그렇게 잔뜩 담았는지...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룰 생각은 못하고 하늘만 담다보니 사진들이 참 답이 안나온다... ㅎㅎㅎ

그런데 오늘 사진을 다시 들여다 보니 그렇게 답이 안나오는 사진인데 그 사진들이 그냥 좋다...
왜냐하면 그 어이없는 사진들 속에는 그렇게 구도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 채
어떻게든 하늘을 담으려 애쓰던 그 때의 그 감동과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으니까...

'참 사진 못찍었다, 건질 것 없다'고 생각하는 사진들 속에
여행 순간의 생생한 느낌과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마음이 담긴 그 사진들은 언제든 그 순간의 느낌을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주며 
또 다른 행복과 마음의 여유를 전해줄 수 있다는 것...

이 작은 깨달음은 "나의"사진들을 대하는 내 마음을 새롭게 해 주었다.
잘 찍은 사진이 아니어도, 아쉬움만 잔뜩 남는 사진일지라도
그 안에 내 마음이 담겨있는 한 오히려 그 사진들이 "나만의 사진"으로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구나...
ㅎㅎㅎ 좋다... 이젠 좀 더 자유롭게 내 마음을 담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제주도에 다녀온 이후... 삶이 참 바빠졌다.
블로그에 들어오지 못하는 날이 많아지고...
그래서였을까 겨우 집에 들어와서 오늘을 꼭 하늘 사진을 올리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하늘 사진은 그 날의 느낌을 고스란히 되살려 주었다.

사연 있는 노래는 사람을 그 시점으로 되돌려 놓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진도 그런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내가 찍어 온 사진이 당시에 내가 눈으로 본 것을 완벽하게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그 사진은 사진을 찍던 순간의 감정과 감동을 되살려 놓는 힘이 살아 있음에 틀림 없다.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사진...ㅎㅎㅎ

사진... 참 매력있는 것 같다.
잘찍기까지 한다면야 더 바랄 것이 없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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