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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들의 깊은 내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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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요즘 고딩들은 무섭다고 이야기를 한다.
반항하고, 깊은 고민도 없고, 참을성도 없고, 즉흥적이고, 이기적이고...
그러나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만나면 절대 그렇게 이야기할 수가 없다.


아이들과 함께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어리고 유치할 것 같기만 한 아이들의 마음 속에는 굉장히 깊은 아름다움과 거룩함이 숨쉬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찾고자 하는 내면의 갈증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깊은 갈증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으로 함께 해 준다면
아이들은 놀랍도록 아름다운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몇년 전 학교에 있을 때 고1,2 아이들을 데리고 피정에 갔었다.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준비시킨 뒤에
126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솔밭으로 나와 컵초 하나씩을 주고 아무데나 가서 편하게 앉아  
내가 부를 때까지
지금껏 살아온 17~18년의 삶을 정리하고 자신의 내면을 만나보도록 했다.

그랬는데 이런 광경이 펼쳐진거다. 프로그램을 준비했던 나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눈물이 핑 돌고 감동이 밀려올만큼 아름다웠고, 아이들의 모습에서 거룩함마저 느껴졌다.






어찌나 진지하게 자신의 내면에 빠져들어 가있던지 자기가 찍히는 줄도 모른다.
11월 초라 날씨가 제법 쌀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습으로 자그마치 40분 정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건 말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고, 딴짓을 하는 녀석이 하나도 없었다는거다.

이제 그만 들어가자는 말을 할 때까지
그 누구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고, 두리번거리지도 않았고, 그렇게 자신의 내면 속에 깊이 잠겨 있었다.






그렇게 자신을 들여다보고 들어와서 생각들을 정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이녀석들의 평소 모습을 떠올려보면 저렇게까지 진지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녀석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이처럼 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자신만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깊은 목마름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이런 깊은 내면을 지닌 녀석들을 마음으로 만날 수 있다면,
깊은 신뢰와 존중의 마음으로 녀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한다면
아마도 우리 아이들은 이런 깊은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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