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하늘에 완전히 푹 빠져버린 날이었다.
이렇게밖에 담을 수 없는 실력의 한계가 그저 안타깝기만 했던 날...
돌아와 사진을 보니 웬 하늘 사진만 그렇게 잔뜩 담았는지...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룰 생각은 못하고 하늘만 담다보니 사진들이 참 답이 안나온다... ㅎㅎㅎ
그런데 오늘 사진을 다시 들여다 보니 그렇게 답이 안나오는 사진인데 그 사진들이 그냥 좋다...
왜냐하면 그 어이없는 사진들 속에는 그렇게 구도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 채
어떻게든 하늘을 담으려 애쓰던 그 때의 그 감동과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으니까...
'참 사진 못찍었다, 건질 것 없다'고 생각하는 사진들 속에
여행 순간의 생생한 느낌과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마음이 담긴 그 사진들은 언제든 그 순간의 느낌을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주며
또 다른 행복과 마음의 여유를 전해줄 수 있다는 것...
이 작은 깨달음은 "나의"사진들을 대하는 내 마음을 새롭게 해 주었다.
잘 찍은 사진이 아니어도, 아쉬움만 잔뜩 남는 사진일지라도
그 안에 내 마음이 담겨있는 한 오히려 그 사진들이 "나만의 사진"으로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구나...
ㅎㅎㅎ 좋다... 이젠 좀 더 자유롭게 내 마음을 담아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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