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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까지도 활용하는 솜씨

영혼이 머무는 자리/기억하고 싶은 글들

by Free backpacker 2011. 8. 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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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양탄자를 짜려면 우선 똑바로 설치한 커다란 틀에 색실을 끼워넣는다.
양탄자 틀 뒤편에는 어린 소년들이 갖가지 의자와 사다리를 받쳐놓고 그 위에 올라가 양탄자 짜는 것을 돕는다.
직조 기술자는 틀 앞에서 뒤쪽에 있는 소년들에게 큰 소리로 방향을 지시한다.
가끔 실수하는 아이가 나온다. 엉뚱한 색실을 엉뚱한 자리에 집어넣는 것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독특한 일이 일어난다.
직조공은 대부분 잘못 들어간 색실을 빼버리지 않는다.
그가 진정 위대한 예술가라면 그 색실을 이용하여 새로운 무늬를 엮어 나간다.
잘못 들어간 색실을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도 양탄자를 짤 때 그런 실수가 최소한 한 번은 있거나 무늬가 약간 비대칭을 이루는 것이

페르시아 양탄자임을 입증해 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님은 우리의 실수를 이용하여 당신의 무늬를 그려 나가신다.
우리가 어떤 실수를 저지르건 그분은 그 양탄자 무늬 반대편에 서 계신다.

- "느낌이 있는 이야기" 중에서...


우리는 완벽하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하느님 앞에서 늘 완벽하지 못한 나를 보며 자책하기도 하고,
죄송해 하기도 하며, 때로는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잘못 들어간 색실이 진품 페르시아 양탄자임을 입증해 주듯이
우리의 어이없는 실수나 나약함은 오히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드러내는 아주 중요한 표징이 됩니다.

내가 실수나 잘못조차 없이 완벽하다면 과연 하느님이 나에게 필요할까요?
하느님께서 나에게 해 주실 무엇인가가 있을까요?
어린 아기에게 엄마의 사랑과 관심이 더 집중되듯
그렇게 나약하고 부족한 우리이기에 우리는 더 큰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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