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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이 전해준 작은 깨달음 - 마태 21,28-32

영혼이 머무는 자리/기억하고 싶은 글들

by Free backpacker 2011. 12. 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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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나에게 매우 인상깊게 다가왔다.
아버지가 일을 하러 가라고 했을 때 싫다고 말하고 결국 일하러 간 큰아들,
네 라고 대답해놓고 결국 가지 않은 작은 아들...

묵상하며 이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니
그 안에 참 소중한 것이 담겨져 있다.
큰 아들은 자신의 내면의 욕구를 솔직히 인정할 줄 알았다. 그래서 분명하게 거절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자신 때문에 서운해 하실 아버지의 마음이,
혼자서 힘겹게 일하실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는 그 아버지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어진다. 그래서 기꺼이 포도밭으로 달려간다.
이는 의무감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아주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선택이었다.

반면 작은아들...
아버지의 말씀에 의무감에 네라고 대답한다. 근데 가기 싫다.
대답을 하고보니 짜증이 난다.
일하러 가지 않겠다고 얘기한 형에 대한 분노도 생기고
맨날 자기에게 일하라고 하시는 아버지에 대한 짜증도 솟구친다.
짜증과 분노를 터뜨리다 보니 결국 분노의 마음 때문에 일하러 가지도 않는다.
그렇게 화내고 가지 않을 것, 가기 싫다고 했으면 될텐데
자신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고 의무감에 자신을 몰아 세우다보니 이런 어이없는 결과가 생겼다.


내 깊은 내면의 욕구를 만나고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자유가 시작되는 지점이라는 것...
오늘 복음이 주는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다.

작은 아들처럼 자신의 내면을 외면하고 짓누르며 주어지는 의무와 책임을 다하려 할 때
내면에서는 끊임없는 분노와 짜증이 솟아 오르고 그건 늘 타인을 향해 터저나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큰 아들처럼 자신의 내면의 욕구를 인정하고 배려하고 끌어안게 되면
오히려 타인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게 되고, 배려와 희생도 기쁘게 선택할 수 있다.

나의 깊은 내면과의 만남만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나를 향한 배려와 존중, 수용과 사랑 없이 끊임없이 내어주기만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분노와 상처의 시작이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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