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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분교

Free Backpacker의 여행 이야기/우리땅과의 만남

by Free backpacker 2011. 7. 1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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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분교...


이 학교 앞에 서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순간 나를 휘감았던 것은 깊은 고요함과 평화로움이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늘과 맞닿은 바다, 그리고 그 사이에 살포시 들어 앉아있는 학교 건물은

일상에 쫓겨 살아온 내 마음을

삶이라는 그 복잡한 공간에서 빼내어 자유롭게 불어 오는 바람 위에 얹어 놓은 듯했다.


마치 바닷바람을 맞으며 뛰노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재잘거림이 손에 잡히는 것만 같았고

야트막하게 자리잡은 돌담은

넉넉하게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아무 걱정 없이 그렇게 바람을 맞으며 해맑게 뛰어놀 던 때가 있었을텐데...

일상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가다 보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쯤 와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한 채 그냥 그렇게 휩쓸려 왔나보다.


우리 나라 남쪽 끝에서 만난 조그만 학교는 

그렇게 정신없이 일상을 살아가던 나의 복잡한 내면을 

한 방에 정리해 주면서 

작은 여유와 해맑은 미소, 그리고 잔잔한 평화를 내 마음에 되돌려 주었다.


뜨거운 햇살 사이로 가녀린 바람이 불어온다.

내 일상에도 그런 작은 바람이 불어오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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