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계속 하여라...
피아니스트 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에겐 유명한 일화가 전해 온다. 아들의 피아노 공부를 독려하기 위해 파데레프스키의 연주회 입장권을 산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무대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가 우연히 만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린 아들은 살짝 빠져 나갔다. 이윽고 8시가 되어 조명이 들어오고 사람들의 시선이 피아노 앞에 앉아 천진스럽게 '반짝반짝 작은 별'을 연주하는 소년에게 쏠렸다. 그때 무대로 걸어 나온 명연주자가 재빨리 피아노 건반 쪽으로 다가가 소년에게 속삭였다. "멈추지 말고 계속 하거라". 파데레프스키는 몸을 굽히더니 왼손으로 저음부 화음을 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 소년의 등을 껴안듯이 오른팔을 두르고 경쾌한 반주를 넣었다. 나이 든 명연주자와 어린 초심자는 관중의 넋을 빼..
영혼이 머무는 자리/기억하고 싶은 글들
2011. 8. 23.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