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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와의 만남 - 바르셀로나 성가정 성당

Free Backpacker의 여행 이야기/유럽

by Free backpacker 2011. 8. 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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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 가기 전까지는 가우디에 대해 그리 관심이 없었다.
대단한 건축가라는 것만 알고 있었고,
그의 작품인 성가정 성당이 100년 넘게 공사중인데 아직도 미완성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으로 넘어가는 동안 가이드북에 써 있는 내용과 사진들을 보며 조금씩 흥미가 생겼었다.
요즘에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형태의 건물들을 100년 전에 지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성가정 성당 탄생의 문...
성당에 들어가기도 전에 거대한 규모와 섬세한 조각들에 이미 넋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매우 인상 깊었던 것은 100년이라는 시간의 흔적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탄생의 문과 새롭게 지어지고 있는 다른 쪽 외벽.

전혀 이질적인 것을 억지로 붙여 놓은 것 처럼 뭔가 어색한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하나로 조화를 이루며 통일성이 드러나기도 하고...
하여튼 참 특별한 느낌이었다.



반대쪽 수난의 문이다.
탄생의 문과는 완전히 다른 현대식 건축의 느낌이 드러난다.
조각들 역시 탄생의 문쪽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긴...
가우디가 설계를 했다고는 하지만 건축 감독들이 바뀌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문화의 코드도 달라지니
다른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
어떻게 보면 이런 다름이 성당의 통일성을 깨고, 전체적인 건물의 조화를 무너뜨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런 다름이 있기에 이 성당은 세월의 흐름을 뛰어 넘는 통합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서로의 다름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통합...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교회의 모습이 아닐까?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획일화되는 것을 통합이라고 보는 편협한 현대인들에게
이 성당은 각자의 고유함이 한데 어우러져 더 큰 아름다움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가우디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성당에 들어서는 순간 그 이야기가 무슨 뜻이었는지 그냥 알 수 있었다.
기둥 하나, 창 하나가 모두 자연을 드대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었다.

인간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해 주는 소중한 존재로서 자연을 받아들이고,
그 자연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인간의 삶임을 마음에 담아
인간이 매일 그 자연의 품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건축물 안에 자연을 그대로 담아낸 가우디의 마음이
건축을 전혀 알지 못하는 나에게도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가우디의 무덤...
가우디... 그에 대해 아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성당을 둘러보고 난 뒤에
아주 자연스럽게 그가 존경스러워졌다.

그의 건축 스타일이나 건축 철학에 대해 알지는 못하지만
성당 곳곳에서 느껴지는 아주 특별하면서도 편안한 그 느낌은 그를 존경하게 만들었다.
자신만의 향기를 담아내고, 그 향기가 세월을 뛰어 넘어 누군가의 마음에 전달될 수 있다는 것...
이것처럼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성가정 성당에서의 느낌이 너무 강해
바르셀로나에 있는 동안 가우디의 향기에 흠뻑 취해 그의 작품들을 "순례"하느라 참 바빴던 기억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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